2024 아트레코드 작가 Artist
염석인 Yeom Seok in
b.1992
‘사라지지 않고 쌓이는 테트리스 조각’이라는 단순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다. 조각들을 사라지게 해야 하는 게임의 성질을 반전시키고 불변의 조각들을 만들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지난 기억들의 소중함이다. 일반적으로는 이렇게 차용한 대상의 일반적인 성질 (테트리스의 경우 조각의 ‘사라짐’) 과 상반되는 주제를 말하는 것은 감상자의 독해에 오해의 여지를 만들기 때문에 피해야 할 전략이다. 그런데 염석인의 작업은 이러한 오독의 위험을 피해간 것은 물론이고, 오히려 많은 이들이 작품에 집중하도록 매료시키는 데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테트리스 게임이 가지고 있던 단순한 조형성과 규칙 속에 기억에 대한 작가의 보편적인 주제의식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만일 테트리스의 규칙이나 조형성이 일정 이상 복잡하거나, 작가의 주제에 대한 접근방식이 한정된 영역에서만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내용이었다면 그의 작업에서 현재와 같은 확장성을 보이기 힘들었을 것이다. 테트리스 연작을 시작한 이래 작가는 조형을 통해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작품의 내용에 공감을 얻었다. 그 과정에서 작품의 주제의식과 표현 양쪽 측면에서 단단하게 쌓아 올리고, 확장해 나갔다.